신화/전설

작성일 2017.03.09, 조회수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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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 처녀의 지혜
내용 나이 사십이 넘도록 영 자식이 없어 애를 쓰다가 어 떻게 어 떻게 해서 산지불공을 드리고 아들을 하나 낳거든.

나니 참 나이는 많지 그 자식을 공부는 시켜야 하지.

살림은 없지. 그래도 공부는 시켜야 하지.

서당에 책을 지고 드나드는 기 세상에 그야 말마따나 뒤축없는 신에다가 자락없는 저고리에 매련있시 다니는가.

남들은 다 젊은 부모들 밑에 살림있고 뭐한데 이 총각은 별루 못먹고 못입고 댕기니 추접하고 야릇하지 뭐.

그래서 서당에 댕기다 보니 한 오년은 공부를 했는데 큰 재상가 집 담빝을 지나다녔대.

후원 별당에서 고이 자란 처녀가 있거든.

그 집 된에는 연당도 있고 연못도 파놓고 참 좋거든.

천진난만한 기 뭐 아나, 살림도 없지.

부모들도 연만하지 돈 한푼도 쓰지 못하지.

만날 그 집 담밑으로 댕기는데 후원 별당 처녀가 매일 담밑으로 책을 끼고 서당에 오가는 총각이 보이거든.

이 처녀가 보니까 입성은 남루하고 못 입고 못 먹어서 주렵은 할말 없으나 처녀 마음에 그 총각이 학식이 있어 보인단 말이야.

언제나 한번 만나보나 되던 안되던 한번 쏴나 본다고 처녀가 한번은 총각이 지나가는데 담너머 보며 연못가에 있던 세숫대를 들어서 돌에 세 번 썩 썩 갈더니 손을 앞뒤로 세 번 펴보였는데 석순에 쇳소리는 '날 보라'는 뜻이고 손은 십오야 밝은 달밤에 자기 집으로 찾아 오라는 뜻이지.

그랬는데 담너머서 편지가 훌떡 넘어 오더라잖아.

총각이 얼른 집어서 책갈피에 넣어가 성당에 갔는데 서당방에서 편지를 흘렸다네.

이런 난처한 일이 어디있나.

편지 내용은 큰 대문에 당사실을 매어 놓을테니 실을 따라 들어오면 내 방에 바로 들어온다는 건데 이 편지를 누가 주었나 하면 서당 선상이 주워서 요 총각이 들어가기 전에 먼저 들어갔어.

먼저 들어가니 언감생심이지 처녀가 말을 듣는가 말이야.

들을 턱이 없지.

말을 안들으니 이 선상이 칼로 죽이고 나왔어.

그리고 난 뒤에 이 총각이 들어가 문을 펄떡 여니 의혈이 낭자한 기 비린내가 확나니 깜짝 놀랐어.

총각은 내가 장부라 한번 들어가 본다고 들었다가 놀라 나오는데 뒤축없는 신을 방 문턱에 빠뜨리고 한 짝만 신고 나왔다.

누명을 그렇게도 폭 쓸 수가 없지.

재상가 집에서 호위호식하고 옥속에 뭍혀서 세숫물도 떠다주고 씻어주고 분도 발라주는 종을 두세씩 부리는 처녀가 죽었다고 여간 발광하는가.

신을 조사해보니 그 총각 신이잖는가.

그만 걸려 들어가더니 사형선고를 받았다.

그 때가 삼 사월 호시절로 잎도 피고 꽃도 피고 행화 도화 만발할 땐데 죽을 날이 사흘 남았던 날에 감옥 사창 구멍에 큰 왕벌하나가 버들잎을 뜯고 물어와서 날개를 떨며 자꾸 울더잖가.

떼 내던져도 또 와서 그러고 떼 내 던져도 또 그러고. 이상하다. 그러는데 그 벌이 죽은 처녀의 혼령이라네.

이 벌이 이상해. 재판관에게 사실을 알렸는데 이 소식을 들은 한 처녀가 와서 그 벌을 해석해서

"내가 재판할테니 판사님 잠깐 자리를 좀 빌려주세요" 하더래.

벌을 해석하기를 버들은 성이고 버들잎 세 개를 떨구니 세 개는 이름이라. 버들유자에 유공삼이만 잡아 들이면 죄인일거라고 하니 바로 사당 선상이 유공삼이라.

서당에 가 선상을 잡아 들이니 총각이 살아났다.

그 죽은 혼령이 워낙 억울하고 뭐하니 옛날 에 귀신이 있는지 그렇게 살리더래.

[자료출처 : 김복기(여. 79), 강릉시 구정면 학산리, 1990.09.26]
한 처녀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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