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주동 골목길은 현재와 과거가 뒤섞인 묘한 공간감을 연출한다. 모퉁이를 돌 때마다 펼쳐지는 아날로그 한 풍경에 자주 걸음이 멈춘다.
관광가이드
한때 명주동은 시청과 옛 관아가 함께 자리하고 있어 강릉 행정의 중심 역할을 하던 동네였다. 하지만 시청 건물이 이전되고, 다른 곳에 번화가가 형성되면서 점점 오고가는 이들도 적어졌다. 생기를 잃고 빛바랜 명주동이 다시 제 색깔을 찾은 것은 이곳에 낡은 건물을 활용한 문화 공간이 들어서면서부터이다. 옛 명주초등학교 건물을 문화 예술 공간으로 꾸민 ‘명주예술마당’은 공연장과 연습실을 운영하며 공연, 전시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1958년 세워진 고쳐 만든 작은 공연장 ‘단’에서는 연극이나 콘서트 등이 꾸준히 개최된다. 옛 방앗간과 100년 넘은 적산가옥은 멋스러운 카페로 재탄생했다.
마을 어르신들이 손수 가꾼 아기자기한 화단, 담벼락을 따라 이어지는 벽화, 오래 된 목조 주택과 기와집들이 걷는 이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을 걸어온다.
그 따스한 풍경에 나도 모르게 오래 된 추억들을 꺼내 보게 된다. 먼지를 툭툭 털어내면 선명하게 떠오르는 옛 풍경처럼, 그곳에 명주동 골목길이 있다.